거제는 반려견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보호자들이 ‘한번쯤 꼭 가보고 싶은 국내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단순히 바다가 예쁜 것이 아니라, 반려견과 함께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 반려견을 배려한 휴식 공간, 그리고 자연 속에서 오감으로 교감할 수 있는 체험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어 ‘펫프렌들리 여행지’로서의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거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대표 산책로, 해변, 체험 공간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여행 정보를 안내드립니다.
바람의 언덕
거제의 산책 코스는 단순한 이동 경로를 넘어서 ‘풍경이 걷는 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바람의 언덕입니다.
이름 그대로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 위에 세워진 이 언덕은, 계절을 불문하고 신선한 바닷바람이 끊이지 않는 거제의 대표적인 감성 명소입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넓게 펼쳐진 잔디 언덕 위에 세워진 푸른 풍차는 이곳의 상징이자 풍경의 중심축 역할을 합니다. 반려견과 함께 천천히 오르다 보면, 잔잔한 파도와 목가적인 언덕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풍경이 마음 깊이 각인됩니다. 특히 이른 아침 시간대에는 해무가 서서히 걷히며 바다가 모습을 드러내고, 오후 늦게는 해 질 녘 붉은 빛이 언덕과 하늘을 물들여 하루 중 어느 때든 독특하고 몽환적인 감상을 선사합니다. 주변에 별다른 상업 시설이 없어 조용히 산책을 즐기기 좋고, 포토존도 다양해 "여기 오길 잘했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언덕 위에서는 대소병대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이 섬들은 병풍처럼 이어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며,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이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요한 바다를 내려다보며 명상하듯 시간을 보내기 좋고, 햇빛과 바람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 일종의 해방감을 맛보기 충분합니다.
바람의 언덕에서 도보 10분 거리에는 신선대가 있습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이곳은 선계(仙界) 같은 고요함이 느껴지는 해안 절벽 지형으로, 반려견과 함께 바다를 따라 이어진 자연 바위길을 걷다 보면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풍경과 리듬의 교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바위 위로 부서지는 파도 소리와 짠 공기, 그리고 발밑으로 굽이진 해안선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또 다른 추천 코스는 해금강 테마박물관 외부 산책로입니다. 실내 전시는 반려동물 출입이 제한되지만, 박물관 외곽으로 조성된 산책길은 비교적 한적하며, 바다를 끼고 산책할 수 있도록 길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넓은 부지와 해풍 덕분에 여름에도 시원하게 걷기 좋고, 조용히 거제의 문화를 느끼며 걷는 느낌이 인상적입니다. 중간중간 벤치와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어 보호자도 여유롭게 휴식하며 산책할 수 있습니다.
학동몽돌해수욕장
학동몽돌해수욕장은 거제시 동부면 학동리에 위치한 해변으로, 전국적으로도 드물게 ‘몽돌(자갈)’로 이루어진 천연 해변입니다. 파도가 밀려오고 빠져나가며 몽돌이 부딪혀 내는 특유의 사각사각 소리는 이곳만의 상징적인 풍경 요소로,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해변’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닙니다. 바다 색깔은 계절에 따라 옥빛, 회청색, 딥블루로 변화하며, 오전 햇살이 비칠 때 몽돌 위를 타고 반사되는 빛은 마치 유리알을 뿌려놓은 듯한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곳은 여름철이면 해수욕객들로 활기를 띠지만, 비수기나 이른 아침 시간에는 고요함 속에서 반려견과 여유롭게 산책하기에 좋은 공간으로 탈바꿈합니다. 중앙부는 비교적 붐비는 편이지만, 해변 양끝 구간은 한적하고 자갈 밀도와 수심 조건을 갖추고 있어 실제로 많은 반려인들이 '반려견의 첫 바다 경험' 장소로 선택하기도 합니다.
학동에서 차량으로 10~15분 거리에는 구조라해수욕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구조라는 부드러운 백사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몽돌과는 또 다른 촉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반려견이 자갈 해변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경우, 구조라의 백사장을 병행 방문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특히 두 해변 모두 반려견 출입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분위기라 보호자 입장에서도 심리적 부담이 적습니다. 이 구간의 백미는 단연 해금강 유람선 코스입니다. 구조라에서 유람선을 탑승하면 해금강, 외도, 대소병대도 등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해상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유람선 대부분이 반려동물 승선을 허용하지 않아 확인이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금강 부근의 데크길이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수직 해벽과 절경은, 반려견과 함께라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압도적인 자연의 감동입니다.
마지막으로, 학동에서 여차-홍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 드라이브 코스는 거제 여행의 정점을 찍는 구간입니다. 바다를 왼편에 두고 달리는 이 길은 중간중간 소형 주차 공간과 포토존, 간이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반려견과 차에서 내려 짧은 산책을 즐기기에도 탁월합니다. 특히 홍포마을 인근은 일몰 시간대 붉게 물든 바다 풍경이 감탄을 자아내며, 여행 사진을 남기기에 이상적인 장소입니다. 거제 바다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감상할 수 있는 코스라 평가받는 이 해안도로는 보호자들에게 ‘반려견과 함께 완주해보고 싶은 길’로도 자주 언급됩니다.
플라워가든
여름철 거제의 또 다른 매력은 향기 가득한 정원과 체험 공간입니다. 거제허브힐즈는 반려견과 함께 향긋한 허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드문 공간입니다. 곳곳에 라벤더, 캐모마일, 로즈마리 같은 향기 식물이 배치되어 있어 보호자 입장에서는 심신 안정 효과를, 반려견은 익숙지 않은 향기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감각 자극 체험’ 공간입니다. 넓은 잔디와 데크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리드줄만 유지된다면 반려견도 편하게 활동할 수 있으며, 일부 포토존은 반려견 동반을 위한 장치(반려동물 전용 의자 등)가 마련돼 있어 SNS용 여행 사진 촬영 장소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아홉굿마을 플라워팜 & 치유농장은 소규모 치유형 플라워 가든으로, 대규모 관광지와는 다른 ‘시골 감성’이 매력입니다. 반려견과 함께 정원 산책을 하며 수국, 코스모스, 백합 등 계절별 꽃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일부 구역에는 나무 데크가 조성돼 있어 바닥에 예민한 반려견도 무리 없이 산책할 수 있습니다. 방문객이 많지 않아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보호자에게 적합하며, 사전 예약 시 반려견과 함께 플라워 클래스에 참여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카페 역시 야외 좌석에서는 반려견 동반이 허용되며, 정원이 작지만 밀도 높은 꽃 배치로 사진의 퀄리티가 높아 인생샷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다대마을 라벤더가든은 여름 시즌 한정 개장으로, 보랏빛 물결과 남해 바다가 어우러진 독특한 경관을 자랑합니다. 이곳은 반려견 출입을 공식적으로 허용하진 않지만, 대부분 야외 공간으로 구성돼 있고, 목줄 착용 시 입장이 가능한 분위기입니다. 바다와 라벤더의 조화는 보호자 입장에서 사진 욕심이 생기는 장소이며, 반려견과 함께 걷는 라벤더 길은 실제로도 많은 반려인 SNS에 소개된 명소입니다. 단, 이곳은 평지보다는 살짝 경사진 구간이 많아 이동 시 유모차나 캐리어보다는 하네스를 추천합니다. 날씨 좋은 날 오후 방문 시 햇살과 바람, 향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여행 온 이유가 분명해지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